사랑에 관하여
그는 저열하거나 아주 평범한 행복의 대가로 삶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지를 생각했다. 마흔이 다 되어 강의 자리를 얻고 평범한 교수가 되어 힘없고 지루하고 어려운 언어로 평범한, 게다가 남의 사상을 이야기하는 것, 한 마지로 평범한 학자의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코브린은 15년을 공부하고, 낮이고 밤이고 일하고,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겪고, 차라리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리석은 부당한 일들을 저질렀다. 코브린은 자신이 너무도 평범한 존재라는 사실을 명백히 인식했고 이러한 생각과 화해했다.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했는데 이미 끝나 버린 인생 앞에 선 가장 전형적인 체호프의 인물
“결국 체호프가 또 우리를 이길 것이다. 우리는 그저 우리의 일을 할 뿐이다.” 분명 체호프는 항상 우리를 이길 것이다. 낙관주의나 비관주의, 냉소주의나 삶의 지혜로운 교훈으로 그의 작품을 단정하려는 모든 시도들은 결국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 언제 읽어도 우리보다 더 현대적인 체호프가 항상 우리를 이길 것이다.